◇ "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UN연설,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해외순방을 하는 동안 한국갤럽이 정기조사를 발표했다. 또 다시 20%대로 추락했다. 보통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나가게 되면 국내 국정지지율은 상승하기 것이 상례이다. 왜냐하면 우선 국내 언론이 집중 조명을 해주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중계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전에 준비된 해외순방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교적 성과를 내고, 그 성과가 긍정적 여론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거꾸로 되었다. 상승 기류였던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하락으로 전환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교참사라는 평가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첫째, 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첫 단추부터 잘못 되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순방의 경우 대통령의 일정이 급변경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데 출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이 변경되었고, 그 결과는 조문 취소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래서 ‘상갓집에 가서 육개장만 먹고 왔다’는 식의 얘기가 도는 것이다. 국무총리는 물론이고 대통령실도 변명으로 급급했다. 해외순방에서 대통령 일정이 변경되었다면 사전에 신속하게 해명하여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사전 해명도 없고 언론의 의문이나 야당의 공격에도 납득할 수 없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일정부터 이번 해외순방은 준비 부실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둘째, UN연설은 이번 해외 순방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제적 외교 역량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적 무대에서 첫 외교적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설 내용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일본 기시다 총리가 북한 김정은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하고, “북일평양선언에 따라 납북자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북한과 수교한다는 방침은 불변”이라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없었고, ‘자유와 연대’라는 추상적 표현만 반복했다. 결국 UN연설도 한반도 평화나 비핵화, 남북관계 그리고 국제적 협력에 대하여 전혀 언급하지 못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적 무능만 드러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셋째, 한미정상회담은 외교적 참사의 끝판왕이 되었다. 대통령실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IRA(임플레이션감축법), 통화스와프, 반도체지원법 등 미국과의 경제적 현안을 다룬다고 사전에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48초 바이든과의 인증샷'으로 끝나고 말았다. 누가 보아도 바이든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해서 잠시 눈인사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것을 한미정상회담이라고 한다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사전에 계획했던 회담은 깨졌고, 행사장에서 나오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언 논란은 국제적 망신이 되었다.
넷째, 한일정상회담, 일본은 ‘간담’이라 했다. 굴욕외교, 구걸외교, 빈손외교 어떤 말을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미 해외순방 전부터 대통령실은 한일정상회담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러나 일본은 합의된 것이 없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일본신문에 의하면 기시다 총리가 만나지 않겠다는 전언을 전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무엇이 그리 조급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모욕적 언사와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선 한마디로 굴욕적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차라리 가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미 앞서 말했듯이 어렵게 상승하던 대통령 지지율도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야당은 대통령실 관계자와 외교라인의 전면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 모두가 당황스러울 뿐이다. 3고 시대 민생은 팍팍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로 국내외 정세가 매우 혼란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은 적절한 계기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하루속히 국정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처럼 정쟁과 분열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하루속히 국민통합과 민생중심의 정치로 국정을 전환하는 쇄신의 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채영 기자 young@nate.com
출처 : 강릉뉴스 http://www.gangneu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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