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 칼럼] 채해병 특검 무산, 정치권의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어야

세널리 2024. 5. 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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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진심과 절실함"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 제공

 


거수기 여당, 무능한 야당, 오열하는 국민


어제 채해병 특검이 무산되었다.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되었다. 언론은 각 정당의 이탈표를 분석하는데 급급했다. 국회에서 특검법이 부결되는 순간 국민 모두는 오열했고 한숨만 쓸어 내렸다.

한국 정치의 무능과 한계를 기록하는 또 한번의 역사적 순간이 되었다. 채해병 특검은 왜 무산되었는가? 누구의 책임인가? 한국 정치의 불투명한 미래에 깊은 우려가 생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억울한 일이 생길까? 22대 국회 개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이 새롭게 선택한 22대 국회는 변화가 있을까?


누가 채해병 특검을 무산시켰나?


채해병 특검은 대한민국 아들이 병역 의무를 수행하다가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사건이며 그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대통령, 대통령실, 국방부, 경찰 등이 그 진실을 숨기려 했던 정황이 포착되었다. 그래서 공수처가 수사를 했지만 진척이 없다. 그래서 야권이 중심이 되어 특검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헌법적 권한을 남용하여 거부권을 행사했고, 어제 국회가 특검법을 부결 시킨 것이다. 결론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무산시켰다. 

국민은 왜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국회의원을 뽑았는지 어제 한 순간 그 이유가 사라졌다. 백번 양보해서 당파적으로 이견이 있는 법안이나 정책도 쉽사리 막아선 안된다. 그런데 대통령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미 전문가들도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권력의 거수기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여당으로서 대통령을 지켰다며 위안을 하겠지만 궤멸의 길이다. 이준석 대표를 당에서 축출하고, 친윤 친정체제를 구축할 때 국민의힘은 이미 죽은 당이 되었다. 이준석 대표 이후 제대로 된 지도부가 들어선 적이 없다. 정당이 아니라 대통령 경호처 수준이다. 그 결과는 참혹한 미래로 돌아 올 것이다.

민주당도 안타깝다. 국민 절대 다수가 찬성했음에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22대 국회는 의석수가 늘었으니 반드시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력의 문제다. 언제 야당이 200석이 있어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했나? 야당은 정치적 명분을 얻어 국민의 동의를 만드는 것이다. 그 힘으로 여당을 압박하고 설득해 목표를 성취해 왔다. 17명은 커녕 단 한명도 설득하지 못했다. 이건 무능해도 너무 무능하다. 채해병 특검은 당파적인 문제도 아니며, 국민이 특검을 하라고 명령했고 그것에 응답한 것이다. 결론은 민주당이 무능하거나 절실하지 못했다. 이 상황이면 192석, 아니 200석이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채해병 특검 무산 이후 이를 지켜본 국민은 모두가 한숨을 내뱉었다. 총선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했고, 야권에게 192석을 주었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잠시 움크렸다 지난 2년으로 돌아갔다. 그져 기자들과 김치찌개에 계란말이를 만들며 쇼를 즐기고 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큰 자괴감이 든다. 


탄핵과 임기단축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가? 3년은 너무 길다.


이제 22대 국회가 개원한다. 야권 192석 무엇이 달라 질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지금처럼 무능하다면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다. 어제도 정부는 또 대통령 거부권을 들먹이며 국민과 야당을 겁박했다.

국민의힘은 채해병 특검 부결로 인해 단일대오를 형성했다고 자평했다. 정말 그럴까? 겉으론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용암이 끓고 있다. 아마 111명 모두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이 똘똘 뭉쳐 거수기 노릇을 했다. 당연히 스스로 비참함을 가졌을 것이다. 바보들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더 이상 참기 어려운 상황이며 내부로부터 터져 나올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도 더 이상 명분을 주어선 안된다. 단순히 피켓과 구호를 외치고, 여당과 말싸움을 잘한다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사람의 진심과 절실함이다. 진심과 절실함을 보이면 17명, 8명이 아니라 모두를 설득할 수 있다.

어제 채해병 특검 무산에 대해 정치권이 반성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두렵게 받들어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반드시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홍준일 정치평론가 및 칼럼닉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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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Tags #채해병 특검
최은주 기자 gn3369@naver.com
출처 : 강릉뉴스(http://www.gangneu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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