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용인되면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말 폭탄'이 그 도를 넘어섰다.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 폭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선제타격론’을 들고 나와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군통수권자이며, 국가 정책의 최고결정자이다. 그 만큼 대통령의 말은 그 무게가 달라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도 대통령은 말을 아껴야 한다. 대통령의 말은 그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한 외신과의 인터뷰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한 국가의 중요한 외교 원칙이 어느날 갑자기 그 어떠한 설명도 없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다. 지난 한일정당회담 직전에도 비슷한 실수를 하더니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범했다. 한번은 실수이지만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얼마나 무시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말 폭탄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두 강대국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후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고, 신냉전질서는 더 격화되고 있다. 각 국가는 지정학적 위치나 경제안보에 따라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미국과 힘을 합쳐 러시아에 맞서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블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 과정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 함께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제 질서는 단편적이지 않다. 유럽은 러시아와 대립하며 중국과 유연한 관계를 유지한다. 중동과 아프리카가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BRICS)를 확장해 미국과 진영 대결을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신냉전체제로 인해 세계질서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과정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체제는 우리를 분단과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몰았다. 지금도 그 휴유증이 남아있다. 그동안 휴전으로 인한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수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질서가 냉전 체제로 빠져들수록 남북관계는 경색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전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반도는 중동과 함께 세계 어느 지역보다 양 진영이 지정학적으로 대립하는 화약고에 위치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미소 냉전 이후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를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와 공식 수교를 맺었다. 그 이후 수 십년 간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교류도 확대해 왔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협력국가로 함께 노력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복잡한 국제적 이해가 충돌하는 곳으로 고도의 전략적 선택과 국익을 고려해야 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국가의 전략적 판단과 선택에 대해 '말 폭탄'처럼 불쑥 내놓는 방식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발언은 그 어떠한 전략도, 국익도 없는 ‘말 폭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반헌법적인 언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전략적 판단과 선택이 한 외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의 입으로 직접 표출된 방식도 더 이상 용납되어선 안된다. 대한민국이 세워왔던 중요한 외교안보 원칙이 대통령의 ‘말 폭탄’으로 한 순간 부정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으며 절대 용인되어선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출처 강릉뉴스 http://www.gangneu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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