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17년 대선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고 있다. 박지원은 지난 4.13총선을 계기로 더민주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사실 박 원내대표는 어디에 있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항상 정국 중심에 자리를 잡아왔다. 특히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발전과 정권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2017년 대권 프로젝트를 알아봤다.
- ‘호남발전-연립정부’ 두 마리 토끼잡기
- 손학규 ‘러브콜’ 보내는 4가지 이유는박지원 의원은 4.13총선 직후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당시 국민의당은 향후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매우 혼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38명 국회의원 전원 합의에 의해 원내대표로 추대되었다. 이로써 그는 원내대표만 3번을 역임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2010년 민주당, 2012년 민주통합당, 그리고 2016년엔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맡은 것이다. 박지원은 현재 4선 국회의원이며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관,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까지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박 원내대표는 38석의 제3당 원내대표를 맡았지만 그의 일성은 여의도 정가를 매번 들썩이고 있다. 그가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되자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그에게 대적할 원내대표를 찾느라 분주했다. 그만큼 여의도 정가에서 그의 존재감은 정치 경력만큼이나 무게감이 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초반부터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사이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양한 포석을 내놓았다. 그는 4월 2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바뀌어서 우리에게 협조 요청을 해 올 때 국회의장 아니라 무엇이라도, 어떤 것이라도 협력을 해서 우리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데 돌팔매를 맞더라도 협력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다시 말해 박지원 대표는 조건부였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과도 연합정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여론의 역풍을 맞았고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하락을 경험했다. 그후 박 원내대표는 야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새누리당과는 선을 긋기 시작했다. 그는 호남과 야당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연합정치는 가능하다며 한 발 물러났다. 결국 안철수 대표도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며 종지부를 찍었다.
결과적으로 박지원 대표는 새롭게 형성된 3당 체제에서 정국 주도권을 쥐기위해 다양한 포석을 놓고 있는 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38석의 작은 정당이지만 자신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그의 강점인 여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탁월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정치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호남 발전을 매개로 한 ‘호남 정치’이며, 야권의 정권교체를 만들기 위한 ‘야권통합’이다. 그에게 이 두 가지는 변화할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즉 ‘호남 정치’와 ‘야권통합’이 없는 박지원은 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박 원내대표에게 2017년 대선은 ‘호남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을 만드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그의 대선 구상인 ‘호남 발전 연립정부’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지 없는 대선후보는 없다!
박 원내대표는 줄곧 “야당은 호남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더민주의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지난 4.13총선 당시 광주선언에서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라고 했다. 그만큼 야권에게 호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최근에 박 원내대표는 정계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박 원내대표는 5월 20일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 “국민의당으로 오는 게 제일 좋겠다”며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대표로 확정된 상태로 봐야 한다. 저쪽으로 가면 경선에서도 어렵다. 손 전 고문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오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며 “우리는 호남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대하겠다. 호남 참여 연정론을 나는 지켜나간다”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전 대표에게 이렇듯 강력하게 호소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2017년 대선 구상과 연관되어 있다. 그의 첫 번째 대선 구상은 호남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인 혹은 정치세력과의 연합이며 그것이 박지원이 말하는 ‘호남 정치’의 핵심이다.
따라서 박 원내 대표가 손학규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4가지다. 첫째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들어오면 호남을 요지부동의 근거지로 만들 수 있다. 둘째는 국민의당이 안철수 당이 아니라 호남의 지지를 받는 야권 세력의 강력한 결집체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손학규 대표와 같은 대중적인 지도자가 국민의당에 오면 더민주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은 현재 호남에 고립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손학규 전 대표는 합리적 보수세력과 중도세력을 국민의당으로 결집시키며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영입은 그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결국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손학규 전 대표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더민주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더민주의 김종인 대표도 손학규 전 대표에게 공을 들이는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선택에 따라 2017년 야권의 대선구도는 또 한번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원내대표는 호남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를 앞세워 호남의 정치적 근거지를 확고히 하려 한다. 4.13총선 직후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계속 요동치고 있다. 특히 호남에서 더민주의 추격이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손학규 전 대표의 국민의당 영입은 이 경쟁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다.
박 원내대표는 호남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안철수와 손학규가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상호 경쟁하길 기대한다. 박지원 대표는 이들 중 누가 대선후보가 되어도 상관없다. 박지원 대표의 대선 구상은 호남 발전을 담보할 정치인이며 정치세력이다. 박지원의 입장에서 이 두 사람의 경쟁은 호남의 근거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국민의당을 호남에서 전국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정권교체 위한 '연합정부’ 아직 유효
박지원 원내대표는 4월 26일 당내에서 제기된 연립정부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호남 사람들이 뭉쳐서 어떠한 특정 인물이나 특정 당이 집권하는 데 도와주고 반대급부를 받자는 것”이며 “제가 얘기하는 것은 DJP연합 때에도 JP는 2~5% 지지를 받았지만 DJP 연합을 통해서 결과의 산물을 즉 총리를 포함해서 40%의 장관을 확보했다”며 “호남이 단결해서 호남 발전 연립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지원 대표가 말하는 ‘호남 발전 연정론’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안철수 혹은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호남표를 몰아주고 그 반대급부로 호남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안철수 혹은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아니더라도 새누리당 아닌 야권후보가 집권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호남발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자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DJP연합과 같은 연합정부를 통해 호남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하나의 통합후보를 내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로 경쟁하길 기대하고 있다. 4.13총선 이후 박지원 대표는 ‘안철수 대표의 3자구도가 승리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2017년 대선에서도 이 3자구도가 유효한지는 아직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지원 대표는 지금은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고 있지만 2017년 대선에선 호남의 지지를 담보로 야당후보 간의 연합정부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문재인과 안철수의 후보단일화처럼 서로의 힘을 빼는 경쟁이 아니라 DJP연합처럼 미래권력에 대한 정당 간의 약속을 전제로 서로 권력을 나누는 연합정부를 구상하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의 두 번째 대선 구상은 2012년 식이 아니라 1997년 DJP연합처럼 야권 정당과 후보 간의 연립정부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기에 정의화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여권에서 불고 있는 ‘제4당’에도 주목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권의 합리적 보수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현실화 된다면 이들과의 연합정부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그래서 그는 “정 의장이나 손 전 대표 같은 분이 중도세력을 엮어서 우리 국민의당으로 오면 훨씬 더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전 포석을 깔았다. 하지만 제4당이 국민의당에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차라리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여 대선 후보를 내는 게 차기 대선정국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박 원내대표의 ‘호남 발전 연립정부’는 그 의미가 더 강력해진다. 왜냐하면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호남의 발전을 매개로 그 어떠한 정치인, 정치세력과도 연합정부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야권의 대선후보에겐 호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이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호남 발전 연합정부론’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야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3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단계는 20대 국회에서 야당 간의 정책연합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이것은 2017년 연합정부의 기초가 될 것이다. 2단계는 야당 간의 정책연합 수준이 높아질수록 야권의 집권 가능성은 높아지고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2017년 대선에서 선거연합으로 발전할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2017년 대선에서 1997년의 DJP연합처럼 정권교체를 위한 연합정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박지원 대표가 말하는 ‘호남 발전 연합정부’는 20대 개원 국회에서 야권이 국민을 위해 얼마나 성과를 만들어내는지 여부가 그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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